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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인터뷰_ “실패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폐지가 곧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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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4-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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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근무시간을 당사자 신청에 따라 변경하도록 공무원 임용규칙을 손봤지만, 현장에서는 “근본 처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가정 양립을 내세워 2013년 도입된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제도는 임용권자의 일방적 근무시간 변경과 각종 차별 속에 ‘시간선택권 없는 시간선택제’로 전락했다. 지난 10년여간 총 6천500여명을 채용했지만, 퇴사율은 45%에 달해 3천500여명만 현장에 남았다. 정성혜(45·사진) 시간선택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도입부터 실패한 제도”라며 폐지를 촉구했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무원연맹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생애주기 따라 근무시간 단축·연장권 보장해야”

- 최근 강제 근무시간 변경제도가 폐지됐다.
“7년 걸렸다.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홍보했는데, 들어와 보니 여러 문제가 있었다. 제도 초기에는 주 25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 보니, 생존권 문제가 있었다.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주 40시간 전일제 공무원이 최대 주 35시간까지 근무시간을 줄여 일하는 제도)만해도 주 35시간 일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현장의 요구로 2019년 근무시간을 주 35시간까지 확대됐지만, 임용권자가 근무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 현장에서도 각종 제보가 잇따랐다. 어떤 분은 육아휴직에 들어가기 전날 근무시간을 삭감당하기도 했다. 일종의 ‘인사 보복’이다.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후 강제변경 삭제를 위해 1천500명의 서명을 받았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집단 민원을 넣어보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정부에 취업사기 당했다’고도 했다. 민간은 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을 쓸 텐데, 우리는 언제 근무시간이 바뀔지도 모르게 됐다. 나도 2015년 처음 임용됐는데 근무시간이 12번 바뀌었다. 상사가 갑자기 근무시간을 줄이라고 해서 겸업·겸직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2019년부터 요구한 문제가 7년 만에 풀리면서 개인적으로도 큰 감동이었다.”

-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취지는 통상 근로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것이다. 왜 근무시간 확대를 요구하나.
“이 제도는 독일이나 네덜란드 사례를 참고했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도 입직부터 정년까지 시간선택제로 일하도록(근무시간을 늘 전일제 미만으로 근무하도록) 하지 않는다. 도입 당시 일·가정 양립을 위해 민간까지 제도를 확산시키려는 목적이었지만, 단기간에 고용률을 올리려는 박근혜 정부의 목적도 있었다. 원래는 근무시간 선택권을 보장해 유연한 업무환경을 만들려던 취지였지만, 어느 순간 ‘한 자리에 2명을 뽑아 일자리를 2배로, 취업률을 2배로 만들자’로 변질돼 버렸다. 제도의 본래 취지가 육아 지원이라면 자녀가 다 큰 사람은 근무시간 단축 이유가 해소된 것 아닌가. 주 40시간 일할 여건이 됐는데도 업무역량을 기를 기회도 주지 않는다. 사람의 생애주기, 필요에 따라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늘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게 제도 취지에도 맞다고 생각한다.”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은 지난 2024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시간선택권을 삭제한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전환공무원과 각종 차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같은 시간을 일해도 전환공무원보다 승진연수나 수당 등의 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승진연수에 산입되는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전환공무원은 주 20시간을 일해도, 이전처럼 주 40시간을 일한 것으로 본다. 반면 채용공무원은 주 20시간만을 근무시간으로 본다.

또 육아를 이유로 근무시간을 줄일 때도 마찬가지다. 둘째·셋째 자녀를 낳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은 같은 조건의 전환공무원과 달리 승진에 필요한 근무시간을 절반만 인정받는다. 결과적으로 승진 기회에서도 격차가 발생한다. 승진은 급여나 수당과 연결되니 핵심적 노동조건에서 차별받는 셈이다.

“신규채용 없는 현실, 제도 실패 증명돼”

-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 겪는 차별은 무엇인가.
“지방직은 현장에서 기상악화로 비상근무를 할 때도 차별받는다. 비상근무를 8시간 했다면, 대체휴무는 당연히 8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그런데 8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그냥 하루만큼의 대체휴무만 받았다. 근무시간에 비례하게 지급한 게 아니었다. 우리는 전일제와 입직 과정도 같다. 시험 보고, 면접도 본다. 그런데 주 40시간 전일제로 일하다 근무시간을 줄인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과 달리 여러 차별을 겪는다. 최근에는 육아기 단축근로수당에서도 차별받는 것을 알게 됐다. 전일제에서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공무원은 주당 최고 10시간까지 임금 100%를 지원받는다. 그런데 주 35시간에서 25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인 채용공무원은 아예 받지 못한다. 업무대행수당도 마찬가지다. 일하다 근무시간을 줄이면, 내 일을 대행하는 동료에게 일부 수당을 전달할 수 있다. 육아나 병가를 이유로 근무시간을 줄일 때 부담이 덜하다. 그런데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에겐 지원하지 않는다.”

- 최근에는 보완을 넘어 제도 폐지를 요구한다.
“현장 인사 담당자도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을 알지 못한다. 노조는 매년 ‘조직도나 내부 문서에 시간선택제라고 명시하지 말아 달라’는 인사운영 개선 요구 공문을 전국에 보낸다. 정보공유 차원을 떠나,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을 일종의 꼬리표처럼 계속 문제 삼는다.

아마 제도가 좋았다면 정부도 계속 채용하지 않았을까. 제도는 살아 있는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다 보니 현장에서도 공부하지 않는다. 2018년쯤부터는 실질적인 신규채용이 없다. 전일제 공무원 자리에 주 20시간 시간선택제를 2명 배치하다 한 명이 나가서 충원하는 경우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찍 퇴근하려고 집에 간다고 하니 초과근무 안한다고 눈치를 준다. 이미 근무시간도 채웠는데 ‘너는 왜 일찍 퇴근하냐’는 지적이다. 매번 인사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우리 존재를 다시 설명해야 하고, 현장에서 ‘다시 시험 쳐서 들어오라’는 소리나 듣는다. 이런 인식을 견디기 힘드니 제도 보완을 넘어 폐지까지 요구하게 됐다.”

- 당사자들과 인사담당자도 제도 폐지에 동의한다.
“차별받는 요소를 새로 알게 되니 제도를 손보느니 폐지하자는 요구까지 하게 됐다. 2018년부터 신규채용이 중단됐으니 어느새 이전 입직자는 40대가 됐다. 조합원 1천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92%가 제도 폐지를 희망했다. 이미 자녀가 어느 정도 자라 근무시간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도를 폐지하자는 건, 일괄 주 40시간 근무로 변경한 뒤 단축근무를 희망하는 사람은 시간선택제 전환공무원 제도를 활용하게 하자는 거다. 현재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이 3천500명 정도인데, 이런 소수인원에 대한 인사평가나 보수관리가 비효율적이니 폐지하자는 주장도 가능하다. 정부도 일손이 부족하다고 한다. 젊은 공무원 퇴사도 문제다. 신규채용뿐 아니라 기존 인력을 활용하자는 거다. 3천500명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중 80% 이상이 근무시간 확대를 희망한다. 경력직이니 나라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제도 폐지는 장기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제도는 도입부터 실패한 제도다. 각종 차별과 일자리 쪼개기 등 말이 안 되는 제도다. 정부가 만든 정책이면 AS를 해줘야 하지 않나. 일을 더 하고 싶으니 업무역량 강화 기회를 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주 40시간까지 노동시간을 늘려 차별받지 않고, 더 이상의 꼬리표 없이 일하고 싶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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