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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나는 전화선 너머에 있는 AI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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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4-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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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철밥통’이라고 불리며,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속에서도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고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연금으로 청년들에게 꾸준히 선망의 대상이었다. 청년들이 희망하는 직업순위 1위였고, 그 위세는 불황이 될수록 더욱 빛을 발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민간기업의 80% 수준의 공무원 보수, 수차례 연금 개혁으로 더 이상 메리트가 없어진 공무원연금,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민원발생, 고질적 악성민원, 과중한 업무 등으로 공무원들은 공직을 떠나고 있다.

 2010년도 93.3:1을 기록했던 공무원 9급시험 경쟁률이 2024년 21.8:1을 기록하며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공무원의 업무를 들여다보면, 옛날처럼 루틴화된 업무는 더 이상 없다. 정형화된 업무들은 이미 기계의 자동화시스템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사회 구조 및 제도가 급변화하고 다양화됨에 따라 시민들의 욕구도 다양해지고, 비정형화된 업무와 예측지 못한 상황 발생으로 공무원의 업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공무원들은 격무와 스트레스로 과부하 상태이다.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만 두들기고 있는데 뭐가 힘드냐”고 한다. 때로는 공무원들의 무성의한 답변태도,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떠넘기는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직무유기에 복지부동의 공무원을 대변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느 조직이든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개중에는 비난받아 마땅할 공무원들도 있다. 그러나 무성의한 것처럼 보이는 답변의 이면에는 공무원의 충분한 검토와 관계기관의 협조, 협의가 있어야 해결 가능한 일이라 공무원 혼자 단독으로 판단하여 처리할 수 없는 업무였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타부서나 타기관으로 서로 떠넘기기처럼 보이는 태도의 뒤에는 공무원 개인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는 별개로 불분명한 업무분장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업무에 대한 명확한 처리자가 없는 경우여서가 대부분이다.

 최근 공무원이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들이 줄을 잇는다.

 업무분장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가 공무원 혼자서는 다루기 어려운 일들도 많다 보니, 민원 하나 제기에 공무원이 받는 업무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악성민원인들에게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다. 심지어는 언어폭력을 뛰어넘어 물리적 폭행 사례도 심심치 않다.


 이런 이유들로 MZ세대 공무원들의 조기 이탈도 급증했다. 지난해 임용 후 1년 이내 퇴직자가 3천20명이나 됐다. 5년 미만 퇴직자도 2018년 5천670명에서 2023년 1만3천56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MZ세대 공무원 이탈은 헌법 제7조에 근거한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젊은 공무원의 공직 이탈은 개인은 물론 나라의 불행이고 손실이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유능하고 실력있는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면, 그 손해는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며, 국가 차원에서도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악성민원 문제는 공무원 한 개인의 성실함, 책임감, 사명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공무원들이 힘을 내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은 도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연결될 것이며, 공무원에 대한 도민의 관심과 응원은 각박한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선한 영향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송상재<전북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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